2025. 09. 08. 월 -10. 15. 수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조각 작품을 제작하기 전에 나는 많은 데상을 한다.
단지 선과 선들로 연결된
원, 타원, 또는 반원만으로 구성된 것이다.
종이 위에 전개된 원과 선들을 하나의 구체적인 양(量)으로 만들기 위해,
단단한 재료의 한 덩어리에 직접 깎기 시작한다.
이 양들은 무엇보다 먼저 나의 포름(forme)이 되기를 바란다.”
문신의 「친필원고」 중
전시 <구상에서 형상으로: 문신의 조각과 드로잉>은 문신의 드로잉에서 조각으로 이어지는 창조적 흐름을 탐구한다. 문신의 드로잉은 단순한 스케치가 아닌, 조각을 창조하는 아이디어와 형태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숙명여대문신미술관을 비롯해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드로잉만 해도 수천 장을 넘는다. 이 방대한 드로잉은 문신이 형태의 본질을 어떻게 탐구하고, 그것을 어떻게 조각으로 실현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이다.
문신은 선과 구의 이상적인 조합을 통해 새로운 추상 생명체를 창조했다. 문신의 조각 창작 과정은 단순히 추상의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마치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과도 같다. 드로잉에서부터 조각에 이르기까지 제작의 모든 단계는 하나의 생명체가 존재하기 시작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전시를 통해 우리는 문신의 드로잉이 어떻게 조각으로 형성되는지, 그 창조적 과정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전시 작품: 조각 9점, 드로잉 26점(드로잉북 1권 포함), 자료 사진 설치 14점, 영상 2편( 문신의 유럽순회전시 오프닝 모음, 다큐멘터리<거장 문신>), 도록(7권), 유품 2점